수학적 오류와 정치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풀어낸 책으로 다수결의 함정에 빠진 미완의 민주주의에 반기를 들었던 학자들의 궤적을 따라간다. 결선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프랑스에서는 사르코지가 당선된 2007년, 9명 후보를 대상으로 좋음, 보통, 나쁨으로 등급을 매기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1위를 차지한 건 의외로 3위로 결선에 오르지 못한 후보였다. 불만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발달한 게 민주주의 선거제도라지만 허점이 많아도 너무 많다. 책은 기원전 2,500년 전 교육을 받지 못한 대중의 정치 참여를 반대한 플라톤부터 투표 이론을 최초로 정비한 중세 철학자 라몬 유이, 과반수 선거이론을 만든 수학자 라플라스 등이 제안한 선거제도와 수학이론을 짚었다.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수학의 패러독스를 파헤친 점이 흥미롭다. 차백만 옮김. 살림ㆍ384쪽ㆍ1만5,000원.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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