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4일 로켓 발사를 지시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필 명령과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김정은 직접 지휘'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로켓 발사 성공을 김 1위원장의 업적으로 치켜세워 그의 부족한 카리스마를 보완하고 체제 선전과 안정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서 김 1위원장이 로켓 발사준비 보고서 위에 '당중앙은 위성발사를 승인한다. 2012년 12월 12일 오전 10시에 발사할 것'이라고 쓴 명령내용을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이와 함께 김 1위원장이 평양 인근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서 마이크를 잡고 로켓 발사를 진두 지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김 1위원장이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대형 스크린에 표시된 로켓의 궤도 진입과정을 지켜보는 장면이 나타나 있다. 김 1위원장은 로켓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ㆍ기술자들에게 당중앙위원회 이름으로 감사를 전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노동신문은 이날 6개 지면 중에 1~4면을 김 1위원장과 로켓 발사에 관한 내용으로 채웠다.
북한은 지난 4월 로켓 발사에 실패했을 때는 김 1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김 1위원장은 지휘소를 찾아 로켓 발사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1위원장은 2009년 4월5일 광명성 2호 로켓을 발사했을 때도 지휘소를 방문했으나 북한 매체는 3년이 지난 올해 초에서야 기록영화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김 1위원장의 친필 명령과 사진을 전격 공개한 것은 로켓 발사의 주된 목적이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선전용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이번 발사 성공을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각인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로켓 발사 성공을 계기로 김 1위원장이 평소 강조해 온 과학기술 발전과 지식경제 강국 건설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작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3일 "광명성 3호-2기 발사는 제3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과 직접 관련된 것"이라며 "이 계획의 최종 목표는 2022년 과학기술강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이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15만 여명의 군중이 참여한 경축집회를 열고 연일 로켓 발사 성공을 자축했다. 김기남 당 선전담당 비서는 보고에서 "우리의 힘과 기술로 제작한 로켓으로 과학기술위성을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킨 것은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이 드리는 충정의 선물이며 유훈을 관철한 민족사적 대경사"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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