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한 후 유방암에 걸려 사망한 여성이 삼성반도체 노동자로는 두 번째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국내에서 유방암이 산재를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다.
근로복지공단은 14일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임플란트 공정 등에서 4년8개월간 근무한 후 지난 3월 유방암으로 사망한 김모(당시 36세)씨에 대해 산재를 인정했다"며 "유기용제 및 방사선 노출이 인정되고 노출시기가 이를수록 암 발병률이 높다는 점, 교대근무를 하면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는 외국 자료 등을 근거로 유방암 발병이 과거 사업장에서의 근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단 측은 또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유방암이 산재로 인정된 것은 처음이며 2008년 이전에도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산재 인정은 1993년부터 5년5개월 동안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한 후 재생불량성 빈혈(혈액암의 일종)에 걸린 김모(37)씨에 이어 삼성반도체 노동자로는 두 번째다.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김씨는 19세인 1995년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생산직으로 입사해 방사선 비소 벤젠 등에 노출됐다. 2000년 퇴사 후 결혼 해 아이 둘을 낳고 슈퍼를 운영하다가 2009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유방절제술을 받았지만 지난 3월 사망했다.
반올림 측은 "이번 산재인정 결정은 삼성의 주장과 달리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가 명백한 사실이고 반도체 공장의 유해한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결정"이라며 "고용노동부는 산재 승인 결정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재해예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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