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팬과의 동반 라운드, 친선대회가 아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정규 대회에서 나온 장면이다.
14일 KLPGA 투어 내년 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가 열린 중국 샤먼 오리엔트 골프장(파72). 올해 2관왕(상금ㆍ평균타수)을 차지한 김하늘(24ㆍ비씨카드)은 조 편성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동반 플레이어 중 자신의 열성팬인 팟차라주타르 콩크라판(태국)과 1라운드에서 샷 대결을 펼치게 됐기 때문이다.
콩크라판은 경기 전 김하늘에게 다가와 "언니, 오늘 함께 친다. 박수를 많이 쳐달라"는 말을 건넸다.
콩크라판은 김하늘의 골수팬이다. 태국오픈과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등에서 김하늘의 플레이에 반해 버렸다. 올 초에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클래식과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도 김하늘을 응원하기 위해 미국까지 원정을 올 정도였다. 콩크라판은 '언니 슈퍼스타', '엄마, 아빠 사랑해' 등 짧은 한국어도 한다.
김하늘은 자신을 멘토로 생각하는 콩크라판 앞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플레이로 4언더파 68타를 쳐 '슈퍼 루키' 김효주(17ㆍ롯데마트) 등과 함께 공동 5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7번홀(파3)과 8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김하늘은 11번홀(파3)과 13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사냥하면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자신의 우상과 함께 친 콩크라판은 너무 흥분해서일까. 4오버파 76타로 공동 65위에 머물렀다. 콩크라판은 김하늘이 버디를 했을 때는 플레이어가 아닌 갤러리로 변신, 큰 소리로 '나이스 버디'를 외쳐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이예정(19ㆍ에쓰오일)은 2008년 최혜용(22ㆍLIG손해보험)이 갖고 있던 코스 레코드와 같은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면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김혜윤(23ㆍ비씨카드)은 6언더파 66타로 장하나(20ㆍKT), 윤슬아(26ㆍ파인테크)와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안신애(22ㆍ우리투자증권)는 3언더파 69타 공동 8위다.
샤먼(중국)=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