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린 '광명성 3호-2'는 북한 주장대로 위성이 맞을까.
13일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광명성 3호-2는 초보적 수준이기는 하지만 일단 궤도 진입에 성공, 지구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인공위성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에 얹어 발사한 광명성 3호-2는 초보적인 수준의 위성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구 궤도를 정상적으로 돌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발사 당일에는 군은 광명성 3호-2를 '탑재물'로 지칭하고 위성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보류했다.
실제 광명성 3호-2는 지구 주위를 남북으로 일정하게 선회하는 궤도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연구원은 NORAD가 로켓 발사를 추적해 공개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로켓 탑재물이 정찰위성과 관측위성이 널리 사용하는 고도 494~588㎞의 타원형 궤도에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NORAD의 데이터를 보면 현재 광명성 3호-2는 지구 궤도를 남북 방향으로 회전하며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에는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광명성 3호-2는 북한 주장처럼 실용위성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는 못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북한은 광명성 3호-2가 산림자원 분포, 자연재해, 곡물 수확량 파악과 기상예보, 자원탐사 자료 등을 수집하는 수명 3년짜리 지구관측용 위성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광명성 3호-2는 1만㎡ 크기의 운동장이 점 하나로 표시될 정도로 해상도(100m)가 낮다. 해상도가 50㎝에 이르는 상업위성 영상 '월드뷰'(World View)는 물론 지난 5월 발사된 우리 '아리랑 3호'(해상도 70㎝급)에 비해서도 턱없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가벼운 무게도 문제다. 한 위성 전문가는 "같은 시간에 같은 곳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궤도 유지를 위한 자체 추진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광명성 3호-2 같은 100㎏급 위성은 이를 갖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형이 아닌 타원 궤도를 돌게 되면 특정 지점을 찍을 수 있는 주기가 길어지는데 광명성 3호-2는 특정 지점을 한 달에 2번밖에 촬영할 수 없으리라는 설명이다. 국정원도 지난 12일 국회 정보위에서 "위성 역할을 하려면 무게가 500㎏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공식적인 기술 데이터 등이 하나도 없어 단언하기 어렵지만 북측 주장대로 해상도가 100m라면 군사적 가치는 전혀 없다"며 "우리나라가 처음 쏴올린 '우리별' 위성처럼 단순 과학실험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광명성 3호-2의 궤도 추적을 위한 인력과 장비를 중국과 몽골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로켓 발사 전부터 중국과 몽골에 인력을 파견하고 안테나 등의 수신 장비도 현지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위성이 빠른 속도로 돌기 때문에 북한 지역을 짧은 시간에 지나간다"며 "그것을 추적하려면 여러 곳에 안테나를 가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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