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청사 옆 도로변에 '얼음폭탄 비상'이 걸렸다.
최근 내린 폭설로 인해 높이 50m의 서울시 신청사 지붕에 달라붙어있던 얼음덩어리가 날씨가 풀리면서 신청사 주변 도로변으로 추락하자 서울시는 13일 시민과 차량의 통행을 차단하고, 얼음 제거 작업을 벌이는 소동을 벌였다. 이는 곡선으로 설계된 서울시 신청사 지붕의 특성상 녹아 떨어지는 얼음 덩어리의 추락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만을 중시한 신청사 설계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지붕 위에서 간헐적으로 얼음덩어리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오후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얼음덩어리의 추락이 잦아지자 시민들과 차량에 대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주변 도로의 통행을 차단하고, 얼음 제거 작업을 벌였다.
신청사 지붕위의 얼음은 지난 5일 7㎝의 폭설이 내린 이후 9일 영하 13도의 강추위가 이어지자 쌓인 눈이 얼어붙으며 만들어졌다. 그러다 13일 서울의 낮기온이 영상 4도까지 올라가자 지붕 위의 얼음덩어리가 녹아 내린 것이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자 서울시는 지붕위에 인력을 투입해 물을 뿌려가며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을 펼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붕에는 눈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일종의 홈통 개념인 '스노 거터(snow gutter)'가 설치돼 있는데 눈이 많이 쌓여 얼음 덩어리의 추락을 막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일단 신청사 지붕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시공사인 삼성물산측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겨울은 예년에 비해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어서 폭설로 인한 얼음 추락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보여 서울시는 시공사측과 협의해 지붕에 얼음을 녹게 하는 열선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의 곡선 설계는 서울시 신청사뿐만 아니라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착공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세빛둥둥섬 등에도 적용돼 비슷한 위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른 건물들도 위험 요소가 없는 지 점검해 필요하다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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