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중심부에 있는 빠바이빤(八百伴) 백화점. 상하이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꼭 한번 매장을 내고 싶어하는 최고급 백화점이다. 이 곳에 이랜드 매장이 무려 17개나 있다. 중국의 '국민브랜드'처럼 사랑 받는 '이랜드'와 중국 여성들이 동경하는 최고급 여성복 브랜드 '스코필드', 곰 캐릭터를 소재로 한 여성 캐주얼 '티니위니', 아동복 '이랜드 키즈'와 '포 인 포' 등등. 모두 각각의 매장이 위치한 층에서 100여개의 브랜드 중 매출 1, 2위를 놓치지 않는다.
고속 성장하는 이랜드의 중국 매출은 올해 2조원 정도. 국내 패션부문 매출(1조8,000억원 예상)을 처음 뛰어 넘는다. 내년에는 이보다 30% 많은 2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박성경 부회장은 지난 11일 저녁 중국 상하이 웨스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6년까지 중국에서만 연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2조원, 현지 종업원 10만명 고용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는 이를 위해 우선 내년에 미쏘와 스파오 등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와 전략적 제휴 브랜드 등을 포함, 모두 14개의 신규 브랜드를 선보인다.
패션뿐 아니라 외식과 레저사업에도 진출키로 했다. 12일 상하이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 1, 2호점을 오픈한 이랜드는 2016년까지 애슐리 매장 200개, 카페루고(커피전문점) 매장 1,000개를 열고 총 10개의 호텔 체인망을 갖추기로 했다.
박 부회장은 "단순히 매출액을 많이 올리는 회사가 아니라 세금도 가장 많이 내고 사회공헌도 가장 많이 해 중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고배를 마신 중국 시장에서 이랜드가 성공한 비결은 이처럼 사실상 '중국기업화'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한 현지화에 있었다. 이랜드 중국법인 최종양 사장은 "1992년 첫 진출 이후 최근까지도 중국 이랜드는 '중국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하라'는 의미에서 한국 직원들의 '주재 연한'을 미리 정하지 않았고, 현지인과 같은 지역에서 생활하고 자녀도 외국인학교가 아닌 인민학교에 보내는 등 현지인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상하이=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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