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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혁 신경외과 전문의 "허리디스크, 약 먹어도 아플 땐 압박이 원인… 수술 고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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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혁 신경외과 전문의 "허리디스크, 약 먹어도 아플 땐 압박이 원인… 수술 고려를"

입력
2012.12.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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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할까, 버텨볼까.'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특히 병원마다 다른 얘길 할 때 더욱 혼란스럽다. 수술을 권하면 병원이 혹시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려는 것 아닌지, 비수술 치료를 권하면 괜히 수술 시기만 늦춰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주변에 물어봐도 똑 부러지는 답변을 듣기는 쉽지 않다.

허리디스크 수술법 교과서라 불리는 을 집필한 송준혁(신경외과 전문의)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소장에게 뭐가 정답인지 물었다.

Q. 치료법을 결정하기 전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A. 병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디스크질환이란 디스크(척추뼈 사이에 있는 편평한 모양의 물렁뼈)가 튀어나와 있고,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병이다. 이 세 가지에 모두 해당될 때 치료가 필요하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하면 디스크질환이라고 할 수 없다.

Q. 완치는 가능한가.

A. 디스크를 치료하는 의사는 완치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디스크는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미세한 손상이 나이가 들면서 계속해서 쌓여 발병하는 퇴행성질환이기 때문에 100% 원래대로 돌아가려면 도로 젊어지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환자를 많이 모으기 위해 퇴행성질환도 완치될 수 있다고 장담하는 의료인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다.

Q. 허리디스크는 꼭 수술해야 하나.

A. 그렇지는 않다. 디스크의 튀어나온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줄어들기도 한다. 면역세포의 하나인 대식세포가 튀어나온 디스크를 이물질로 착각해 조금씩 깎아먹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6개월 정도 지나면 튀어나온 부분이 50~60% 정도 제거되면서 서서히 치료가 된다.

Q. 그대로 둬도 치료가 된다는 얘기인가.

A. 누구나 그런 건 아니다. 디스크가 튀어나와 주변 신경에 물리적으로 압박을 주면 신경 주위에 염증이 생긴다. 압박과 염증 중 어느 증상이 더 심한지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 택해야 한다. 염증은 보통 소염제나 스테로이드제 같은 약으로 치료하는데, 이런 약을 써서 통증이 없어졌다면 압박 요인보다 염증 요인이 더 크다고 보는 것이다. 이럴 때는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 대식세포 덕에 튀어나온 디스크가 서서히 제거되면서 신경이 적응을 하는 동안 비수술 치료를 받으면 같은 증상으로 수술했던 환자와 5년, 10년 뒤엔 결과가 비슷해지기도 한다.

Q. 비수술 치료는 얼마나 오래 받아야 하나.

A. 교과서에서 권하는 적절한 비수술 치료 기간은 4~6주다. 그러나 환자 본인이 디스크질환 때문에 생기는 통증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면 이 기간이 지나도 수술을 서두를 이유는 전혀 없다. 단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예외다. 애 낳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 지옥 같다는 환자에게 4~6주를 기다리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진통제 주사를 맞아도 통증이 심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면 수술이 시급한 것이다.

Q. 수술이 필요한 건 또 어떤 경우가 있나.

A. 약을 썼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염증보다는 압박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압박 부위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허리만 아프면 환자의 나이나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좀더 신중히 결정해야 하고, 다리까지 같이 아프면 대개 수술이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또 마비 증상이 함께 온 디스크 환자는 비수술 치료보다 수술이 결과가 더 좋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예를 들어 디스크 환자가 갑자기 발목을 움직이기 힘들어하면서 대소변장애, 변비가 생기고 성기능이 떨어졌을 때 자칫 수술 시기를 놓치면 다리가 원래대로 회복되기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Q. 의사마다 다른 치료법을 권할 땐 어떻게 해야 하나.

A. 최종 치료 목표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척추의 대가들이 모인다는 국제학회에서도 한 환자의 치료법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경우가 생기는 이유다. 환자의 나이나 활동 정도, 직업,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이 다를 수도 있다.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고 의료진이 제안한 치료법들 중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을 환자 스스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술과 비수술 치료 중 어느 한쪽에 집중하는 병원이 특정 치료법을 유독 권하는 경향이 더러 있긴 하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의료진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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