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 대미협상까지 겨냥한 다목적 카드… 핵실험 시도도 예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 대미협상까지 겨냥한 다목적 카드… 핵실험 시도도 예상"

입력
2012.12.12 17:33
0 0

북한은 12일 국제사회의 철회 압력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체제 안정과 대외적인 입지 강화를 위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이번 북한 로켓 발사 성공으로 남북 관계 및 동북아 정세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북한 로켓 발사의 배경과 파장, 향후 남북 관계와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남북 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었다.

"경제상황 개선 능력 없어… 외부지원 기대"▲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의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는 내부용 카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17일)와 김정은의 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 1주년(30일)에 맞춰 인민에게 보여주기 위한 축포를 쏜 것이다.

북한은 경제 상황을 스스로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때문에 로켓 발사를 비롯한 정치, 군사적 시위가 외부의 경제 지원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 측면도 있다.

11일 북한이 로켓을 수리한 것은 로켓 발사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일종의 연막 작전으로 보인다. 한미 정보력이 허를 찔린 셈이다.

북한은 로켓 발사를 통해 대미 협상에서 유리하게 쓸 수 있는 지렛대를 추가 확보했다. 다만 북한은 당장 로켓 추가 발사나 핵실험 등으로 몇 발 더 나가면 미국 오바마 정권과 완전히 틀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당분간 호흡 조절을 할 것이다.

이번 로켓 발사가 단기적으로는 한반도 주변국들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남북, 북미 간 대화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고, 미국도 내년 봄 이후에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것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능력이 최종 확인될 경우, 앞으로 우리와 미국이 북한에 어느 정도 끌려가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도 있다.

"권력투쟁·숙청 등 복잡한 내부 단속 노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

북한이 정치ㆍ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엄동설한에 로켓을 발사한 것은 장거리 로켓 미사일 개발을 완성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최근 북한 내부는 권력 투쟁과 숙청 등으로 매우 복잡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김 위원장의 유훈이 내부 단속용으로 활용된 것이다.

북한의 목표는 결국 핵을 싣고 미국 본토까지 날아가는 미사일 개발 능력을 입증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시기 조절을 하면서 앞으로 핵 실험도 시도할 것으로 본다. 북한이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직전에 핵 실험을 하는 것은 지난 20여년 간 반복된 패턴이었다. 북한은 동시에 남한과 미국에 대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전통적 수법을 쓸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엔 북한 전술에 말려들지 않고, 대북 제재에 나서는 등 매우 강경하게 나올 것이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특사를 통해 로켓 발사에 반대하는 친서를 보낸 다음 날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한 만큼, 중국이 가장 당혹스러워할 것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 때였다면 그래도 냉정과 자제 모드로 갔겠지만, 이번에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대외적 위신과 국내 여론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무시전략 끝내고 억지·대화 병행할 것"

▦최진욱 통일연구원 기조실장

북한의 로켓 발사는 다목적 카드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에 맞춰 로켓을 쏘아 올려 흔들리는 내부를 단속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를 안착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또 미국을 겨냥한 협상용 카드이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것이 북미 관계를 이끌어가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 그간 도발을 자제하다 오바마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다시 행동에 나섰다.

북한이 우리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본다. 미국 대선은 끝나고 한국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이 로켓 발사의 최적기로 본 것 같다. 북한은 앞으로 다양한 형태와 수위의 추가 도발에 나서면서 남한에 대해 고자세를 취할 것이다.

미국은 그간 북한 무시 전략을 써왔으나,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미국은 곧바로 대북 제재 국면으로 들어가면서도 억지와 대화를 병행할 것이다. 미국의 외교안보팀이 구성되는 내년 7, 8월 이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정지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 주변의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미중 관계가 더 껄끄러워질 것이다. 특히 중국은 북한을 제재하지도, 두둔하지도 못할 입장인 만큼 곤란한 처지가 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