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에도 벼를 재배 하는데, 우리나라 1950년대 수준입니다. 현지 실정에 맞게 우리나라의 다수확 벼 재배기술을 보급해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서석영(53ㆍ사진) 동부지구 소장은 극빈국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피력했다.
아프리카 남동쪽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에서 동쪽으로 400㎞ 떨어진 세계 4번째 큰 섬.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가 유명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마다가스카르'의 무대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500달러도 되지 않는 극빈국이다.
서 소장 등 포항시는 지난 9월부터 마다가스카르 아날라망가주(州)소아비나시(市)에 육묘상자 부직포못자리를 설치한 뒤 모내기까지 지원했다.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높아 내년 2월 말쯤이면 벼 베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이 "키도 크고, 포기도 많이 벌어지는 등 생육상황이 매우 좋다"며 알려오고 있다. 비료나 농약 등 농자재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시는 내년 2월에 다시 현지로 가서 벼 수확과 2기작과 관련된 기술을 지도하는 등 포항시의 농업기술과 새마을 운동을 전수할 계획이다.
포항시와 마다가스카르의 관계는 각별하다. 지난 2월 소아비나시에 '소아비나-포항메디컬센터'를 지어 주었고, 경운기 1대 등 농기계와 건축자재, 교육용품 등을 지원했다. 또 관개용수로를 개설해 1년에 한번만 하던 벼 재배를 2번 하는 2기작이 가능케 했다.
서 소장은 "현지에 벼 시범재배 못자리를 설치, 다산벼와 운광벼 등 5개 품종을 파종해 모내기까지 했는데, 현지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며 "시범재배를 통해 현지 환경에 가장 적합한 품종을 선발한 뒤 내년부터 마다가스카르 전역에 한국 벼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포항시가 전수한 벼 재배기술에는 종자처리제와 처리법, 논에 잡초발생을 억제하는 제초제처리법, 부직포 못자리 기술 등 우리나라가 오랜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최신 기술이 총 망라돼 있다.
서 소장은 "현지에서 매달 2, 3차례 생육관리나 수확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 등을 문의해오고 있다"며 "단순한 농업기술이 아니라 근면자조의 새마을운동 정신을 심어주어 소아나비시를 중심으로 마다가스카르, 나아가 아프리카 전체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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