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트에 불어닥친 SK 돌풍이 사그라질 줄 모르고 있다. 오히려 경기를 치를수록 위력이 배가되고 있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SK는 2012~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3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12일 현재 15승4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이다. 당초 SK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초반 승승장구할 때는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개막 초반 기세를 올리다가 중반으로 접어들며 급전직하했던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문 감독마저 "좋지 않았던 기억이 많다"고 조심스러워 했을 정도다. 그러나 현재 SK의 모습을 볼 때 과거와 같은 추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팀 결속력과 승부 근성이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 감독은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홈 경기에서 84-52의 대승을 거두고 6연승을 달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생각대로 잘 해주고 있어 정말 예쁘고 든든하다. (숙소에서) 외출을 나가면 반나절만 지나도 보고 싶어진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SK의 팀 내 분위기와 결속도가 어떤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다. 어떤 조직이든 탄탄하게 뭉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SK의 돌풍이 '반짝'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조짐이다.
문 감독은 지난달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자만을 최대의 적으로 꼽았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승리하더라도 약속된 플레이를 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달 23일 부산 KT와의 홈 경기에서 69-65로 승리했지만 선수들을 호되게 질책했다. 경기 막판 들뜬 나머지 방만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11일 KCC전은 분위기가 흐트러지기 쉬운 경기였다. 올 시즌 최약체로 꼽히는 KCC는 전반부터 무기력했다. 2쿼터 들어 점수차가 20점으로 벌어질 정도로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그러나 SK는 후반에도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상대를 몰아 붙였다.
승부욕으로 똘똘 뭉친 SK의 정신 자세를 확인시켜주는 모습이었다. 김선형은 경기 후 "전반 말미에 3점 슛 두 방을 허용하니 화가 치밀었고 위기 의식을 느꼈다. 지난 시즌과는 마인드가 달라졌다"고 방심을 경계하는 팀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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