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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원전 가짜부품 탓에 5000억원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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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원전 가짜부품 탓에 5000억원 날렸다

입력
2012.12.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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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가짜 부품 때문에 5,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날아가게 됐다.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가짜 부품’을 쓰는 바람에 영광원전 5ㆍ6호기가 가동중단에 들어가고, 두 원전의 발전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전력이 비싼 전기를 사오게 됨으로써 이 어마어마한 돈이 증발하게 된 것이다.

연일 아슬아슬한 블랙아웃(대정전)은 겨우겨우 면하고 있지만, 그 대가로 천문학적인 원전관리 난맥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12일 지식경제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각 100만㎾, 총 200만㎾의 발전능력을 가진 영광 5ㆍ6호기가 짝퉁 부품 파문으로 지난달 5일부터 멈춰 선 이후, 대체전력 구입을 위해 한전은 하루 평균 80억원 정도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올 때 단가는 원전이 ㎾당 39원으로 가장 싸다. 이에 비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올 때는 ㎾당 142원을 줘야 한다. 원전이 가동 중단되는 바람에 싼 전기 대신 비싼 전기를 대체 구매함으로써, 한전은 막대한 추가비용을 내고 있는 것이다.

영광 5ㆍ6호기가 멈춰서 있는 동안 단순 계산만으로 3,000억원 가량의 추가비용이 발생했으며, 연말까지 합산하면 4,000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전력시장 거래제도를 보면 발전단가는 원료를 석탄을 쓰느냐, 원자력을 쓰느냐, LNG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한전은 단가가 가장 높은 발전기를 기준으로 발전업체에 비용을 지불해 왔다. 예를 들어 ○일 오후 ○시 1㎾의 전기를 만드는데 A발전업체가 80원, B발전업체는 150원이 들었다면 150원이 최종 구매단가(계통한계가격ㆍSMP)로 결정되는 식이다. 이 경우 A발전회사는 70원의 이익을 보지만 전력을 사들이는 한전은 그만큼의 손실을 떠안게 된다. 한전 관계자는 “원전이 멈춰서면서 대체전력비용이 증가해 적자폭이 더 커지게 됐다”면서 “결국 전기요금으로 반영된다면 최종적으론 국민부담만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늘어난 건 대체전력 구입비용만이 아니다. 때 이른 한파로 전력난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이달 들어 11일까지 시간당 평균 170만㎾의 예비전력을 확보하는 데 쓴 비용만 250억원에 달한다.

이유는 절전보조금 때문이다. 오전 10시~낮 12시, 오후 5~7시 등 전력수요 피크 시간대에 전기를 쓰지 않는 기업에겐 ‘당근’명목으로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이 시간에 공장을 돌리지 않으면 기업들은 앉아서 돈을 벌게 되어 있다. 만약 영광의 두 원전이 제대로 가동돼 예비전력이 충분했다면, 정부는 굳이 절전보조금 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대체전력 구입비용과 절전보조금을 합치면 ‘블랙아웃 방지비용’은 연말까지 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

한 당국자는 “관행처럼 써온 짝퉁 부품이 결국 전 국민을 추위와 정전공포에 떨게 하고 천문학적 비용까지 유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도 오전 8시51분부터 전력수급 ‘관심’경보(예비전력 300만~400만㎾)가 발령되는 등 아슬아슬한 전력사정을 연출했다. 관심 경보발령은 이달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이날 전남 영광을 방문, 5ㆍ6호기의 연내 재가동을 위한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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