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복용 대신 고려홍삼을 먹고 있는 국내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3명이 20~25년째 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가 발병하지 않고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HIV에 감염되면 평균 약 7, 8년 지나서 에이즈가 발병하며, 감염 후 10년 정도부터 치료제를 먹지 않으면 대부분 사망한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조영걸(사진) 교수팀은 각각 1987, 1988, 1992년 HIV에 감염된 3명이 진단 이후 홍삼 캡슐을 매일 먹은 결과 현재까지 발병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의 유전자 분석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즈 리서치 앤 휴먼 레트로바이러스' 최신호에 실렸다.
1987년 진단 받은 환자는 올해로 25년째 발병이 억제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에이즈치료제를 복용 않고 생존한 최장 기간은 호주에서 보고된 29년이다. 이들이 매일 복용한 홍삼은 500mg이 든 캡슐 12개씩으로 건강한 사람이 보통 먹는 양의 약 2배다. 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제 복용이 너무 힘들 것 같다며 자발적으로 먹지 않았고, 나머지 2명은 진단 당시 면역수치가 치료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었다. 모두 남성, 30~50대 직장인이다.
조 교수팀 분석 결과 이들의 HIV 유전자에는 결함이 생겨 있었다. 조 교수는 "홍삼을 먹기 전에 비해 많게는 30%까지 결함이 발견됐다"며 "환자의 예후(발병 억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의학적으로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연관관계가 분명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홍삼이 HIV를 직접 억제하는 효과는 치료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지만, 추가로 다른 면역작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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