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소식에 국내 금융시장은 무덤덤했다. 오히려 주가는 올랐고, 환율은 잠시 들썩였지만 하락세를 이어갔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0.82포인트(0.55%) 오른 1,975.44에 마쳤다. 0.43% 상승(1,965.71)으로 출발한 지수는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동요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2,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열흘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일시적으로 오른 방위산업 주가는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북한 악재를 압도한 모습이다. 코스닥지수도 3.74포인트(0.78%) 상승한 485.33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7원 내린 1,075원을 기록, 지난해 9월 7일(1,071.8원) 이후 가장 낮았다. 1,073.6원까지 떨어졌지만 북한 로켓 발사 이후 반등세로 돌아서 한때 1,077.5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결국 하락 마감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북한 변수보다 미국의 경기부양 기대에 따른 하락 압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북한 변수는 국내 금융시장에 단기 악재로 작용하거나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엔 오히려 주가가 소폭 상승(0.34%)했고, 원ㆍ달러 환율 역시 이틀 만에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12월 19일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했지만 다음날 이내 평정을 찾았다. 1ㆍ2차 연평해전(1999, 2002년), 1ㆍ2차 핵실험(2006, 2009년) 때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사안이 우리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선제조치를 하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린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살피는 한편 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을 미리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에 실질적인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며 "현 상황에선 우리 금융시장이나 대외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13일 오전 금융시장 개장 전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차관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한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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