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노인도 할 수 있다는'도전정신'을 손주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전남 신안군 압해읍 압해도중앙노인대학에 다니는 70대 할아버지와 할머니 5명이 국가자격증인 자동차 운전면허(2종 보통)를 취득해 화제다.
주인공은 정순임(70)ㆍ김춘자(70)할머니, 정영식(75)ㆍ김신조(71)ㆍ김창남(70)할아버지.
이들은 지난 11월 도로주행시험까지 통과해 최근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받고 연일 자랑에 여념이 없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의기투합해 운전면허시험에 도전한 계기는 지난 3월초 노인대학장인 신현파 목사의 '도전정신'강의를 듣고부터.
"한글을 모르는 문명자도 시험을 칠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낸 할머니도 있었고, 손주와 자식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할아버지도 도전을 선언했다.
4월부터 50일간 노인대학에서 교통법규에 관한 강의도 듣고 틈틈이 집에서 공부하면서 지난 5월말에는 필기시험에 11명이 응시해 7명이 합격했다.
필기시험 공부가 어려웠던지 합격했지만 운전실기를 포기하는 노인들도 나왔다. 이에 신 학장은"이렇게 포기하면 앞으로 다른 노인들도 도전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 가정문제로 중도에 하차한 두 명을 제외한 5명이 목포에 있는 자동차학원에 등록했다.
우여곡절을 겪는 이들은 6월말 나주시에 있는 전남운전면허시험장에 실시한 기능시험을 통과했고 11월 도로주행시험까지 연달아 합격했다.
최고령인 정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아 시험에 자신이 없었는데 노인대학과 운전면허시험장의 배려로 운전면허를 취득해 꿈만 같다"며"손주들을 차에 태우고 운전솜씨를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도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정 할머니는"막상 운전면허증을 받고 나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며"과정이 힘은 들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좋아했다.
신 학장은"노인들의 도전은 농어촌 젊은이들에게 본보기가 된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내년에는 더 많은 어르신이 면허를 취득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5년 설립된 압해중앙노인대학은 당구학과 등 8개과에 330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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