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국판 9ㆍ11 테러'를 기도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독립운동 용의자들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신화망은 11일 신장 허톈(和田)지구 중급인민법원이 비행기 납치를 시도하다 잡힌 위구르족 남성 3명에게 사형을, 다른 1명에겐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20대 후반의 위구르족 남성 6명은 6월 29일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공항에서 톈진(天津)항공 GS755기가 이륙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쇠막대와 칼을 휘두르며 조종실 난입을 시도하다 승무원과 승객들로부터 제지를 당하자 갖고 있던 폭발물을 터뜨리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일행 6명 중 2명이 현장에서 숨졌으며 나머지 4명은 그 동안 재판을 받았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항공기를 납치한 뒤 폭파시켜 추락시키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 동안 독립을 요구하는 위구르인들이 파출소 습격, 거리 흉기 난동, 버스 폭발 등의 테러를 일으킨 적은 있었지만 항공기 테러를 시도한 적은 없었다. 신장위구르 독립운동 세력 중 동(東)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 등 일부 강경파는 중국에서 독립해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테러를 불사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이슬람 교도인 위구르인의 종교와 문화를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2009년 7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는 한족과 위구르인의 민족 갈등이 폭력 시위로 번져 197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부상한 바 있다.
중국이 최근 시짱(西藏)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고 분신을 사주한 사람까지 살인죄로 처벌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신장위구르 항공기 테러범들에게 사건 발생 6개월도 안돼 서둘러 사형을 선고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시대에도 소수 민족 독립 운동 세력에겐 강경 대응책을 쓸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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