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광주 신창동 유적'(사적 375호)에서 출토된 천 조각은 기원전 1세기에 짜인 국내 최고(最古)의 비단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양의 왕우묘와 석암리 고분, 채협총 등 1, 2세기 낙랑 고분에서 출토된 평견(平絹)ㆍ나(羅)ㆍ칠사(漆紗) 등의 비단보다 최소한 100년 앞선다.
조현종 국립광주박물관장은 11일 "기원전 1세기 광주 신창동 저습지 유적에서 1997년 출토된 너비 2㎝, 길이 3㎝짜리 천 조각과 너비 5㎝, 길이 6㎝짜리 천 조각 2점을 주사전자현미경(SEM) 등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중 상대적으로 작은 천 조각은 명주실로 짠 가볍고 얇은 견직물인 곡(穀)으로 분석됐고, 다른 한 점은 마직물(麻織物)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두 점은 각각 현재까지 확인한 비단과 마직물 중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며 "우리나라 복식사를 새로 써야 할 정도의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견은 25일부터 열리는 광주 신창동 유적 사적 지정 20주년 기념 특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곳 출토 직물을 분석하다 이를 확인했다.
박승원 연구사는 "이 비단은 꼬임이 많은 강연사(强撚絲)를 사용해 평직(平織)으로 짠 뒤 후처리인 정련(精練)과정을 거쳐 직물의 표면을 미세하고 부드럽게 만든 것"이라며 "그 결과 비단은 얇고 고우며 촉감이 깔깔하고 신축성이 좋은 견직물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 관장은 "비단을 비롯한 직물은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신창동 유적에서 직접 누에고치나 삼에서 섬유를 뽑아 실을 만들고 베틀을 이용해 직물을 생산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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