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게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을 하라"고 주문했다. 저금리 저성장 장기화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하락세인 만큼 역마진 위험 등에 미리 대비하라는 뜻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비율이 낮은 보험사들한테 'RBC 비율 200%'가 되게 증자하라고 지도했다. RBC는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비슷한 보험사 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이 낮으면 보험금 지급 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100% 미만은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에 따른 정상화 요구) 대상이 된다.
현재 RBC비율이 200%가 안 되는 곳은 주로 손해보험사들이다. 9월말 기준 롯데손보(148.5%), 흥국화재(167.1%), 한화손보(167.9%), 하이카다이렉트(177.9%) 등이 비율이 낮다. 금감원은 특히 RBC비율이 150% 안팎인 롯데손보, 한화손보, 흥국화재 등이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보는 늦어도 내년 초 대금이 들어올 수 있도록 증자를 추진 중이다. 흥국화재와 한화손보는 연말 RBC 비율을 점검해 수치가 더 떨어졌을 경우 증자를 권고할 방침이다.
생명보험사들도 금감원의 지도에 따라 증자하고 있다. 6월 RBC비율이 162.3%였던 하나HSBC생명은 증자로 9월 비율을 243.8%로 높였다. 9월 기준 RBC비율이 171.5%인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이달 6일 증자를 결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으로 영업환경이 안 좋아진 만큼 보험사들의 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살필 것"이라며 "RBC 비율이 150% 근처에 있는 보험사들한테 지속적으로 자본확충을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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