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家) 2세들의 상속 소송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태광그룹 남매들도 선대 회장의 유산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용 회장의 둘째 딸 이재훈(56)씨는 남동생 이호진(50) 전 태광그룹 회장을 상대로 "단독으로 상속받은 차명주식 등을 지급하라"며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 전 회장은 1,40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6월에 벌금 20억원을 선고받았다가 건강상 이유로 보석 허가를 받아 풀려난 상태다.
이씨는 "이 전 회장이 단독 상속받은 재산의 정확한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우선 78억6,000여만원과 태광산업 주식 10주, 대한화섬 10주, 흥국생명 10주 등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청구된 78억6,000여만원 중 77억6,000만원은 이 전 회장이 지난해 1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횡령ㆍ배임 피해액을 갚기 위해 빌려간 100억원 중 갚지 않은 돈이고, 나머지 1억원과 주식은 상속재산과 관련해 청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소장에서 "2010년 10월 이후 검찰의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차명주식, 비상장 주식 등이 단독 상속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전 회장은 이 재산을 실명화, 현금화하면서 전혀 알려주지 않는 등 상속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상속권 침해 규모를 파악할 수 없어 추후 사실관계가 확정되는 대로 청구 금액을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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