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이라면 누구나 단합 대회로 인한 좋지 않은 기억을 한 두 가지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대부분이 상사와 부하 직원들간의 갈등에서 비롯되는데, 단합대회 현장에서는 술이 화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술에 관대한 잘못된 음주문화가 직원들끼리 화합하자고 마련한 자리에 파고들면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얼마 전부터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런 단합대회 관행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술만 마시던 것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위주의 행사로 바뀌고 있다. 연극이나 영화 관람, 유적지 탐방, 마사지 이후의 간단한 저녁식사 등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변화가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야구장, 배구장 등 경기장을 찾아 스트레스를 풀면서 건강과 단합을 도모하는 직장도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단합을 유도할 수 있는 스포츠를 들라면 단연 조정이 최고다.
특히 8명이 한 팀을 이뤄 노를 젓는 에이트 종목은 최적의 조직력이 요구된다. 만약 한 선수라도 노 젓는 타이밍이 일치하지 않거나 동료 선수들의 노와 부딪히기라도 한다면 제 속도를 낼 수 없게 된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기 위해서는 조직력과 단합이 필수적이다.
선수들이 한마음이 되지 못하면 조정은 스포츠가 아니라 고통이다. 사실 조정은 스포츠 중 가장 어려운 종목이라 할 수 있다. 2km 경기를 하고 나면 체중이 1.5kg이나 빠질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언제부터인지 탈(脫)가족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자신의 편리만을 생각하는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주의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기성세대는 대가족 제도하에 부대끼면서 살면서 쌓아온 미운정과 고운정도 삶의 한 과정으로 여겼다. 개인주의는 시간과 함께 가속화하면서 기업문화에도 변화를 미쳤다. 과거에는 연장자 중심의 상명하복 위계질서가 회사의 근간을 이뤘지만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개인 단위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평생직장이라는 단어가 어색해졌고 조직의 질서도 예전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지난해 방송된 무한도전 조정편이 일반인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조정을 통해 동료의 소중함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조직 내 단합을 유도하는데 조정만큼 유익한 종목이 없는 것 같다. 내년에는 단합대회를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 인근 충주조정체험학교에서 가져보길 제안해본다.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탄금호를 배경으로 조정체험용 보트에 몸을 싣고 동료들과 힘을 합쳐 노를 젓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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