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의정활동비가 4.77% 인상된다.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 경기침체 등 도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제 몫 챙기기'라는 지적이다.
제주도 의정활동비심의위원회는 지난 10일 제3차 회의를 열어 2013년도 도의회 의원 의정비를 올해 5,027만4,000원보다 4.77% 인상된 5,267만4,000원으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도 도의원의 의정비는 월평균 419만원에서 439만원, 매달 20만원씩 연간 240만원이 인상된다.
도의회는 이번 의정비 인상 필요성의 근거로 물가상승과 공무원 인건비 상승, 다른 지방의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점, 기초의회가 없는 관계로 더 많은 현장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날 심의에서 의정비를 인상하는 것을 놓고는 이견이 적었지만 인상 폭을 놓고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면 "여러 차례 투표와 논의를 거쳐 인상 폭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 의정비가 올해 5% 오른데 이어 2년 연속 오른다는 점에서 도민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전국적으로 2년 연속 의정비를 올린 곳은 제주와 광주(2.5%) 뿐이다. 도의 재정난으로 지역발전과 도민 복리 등을 위한 신규사업 예산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긴축재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현실에 의정비를 올린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물가상승에 경제불황으로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은 유독 도의원뿐만 아니라 도민이면 누구나 겪는 상황인데도 이 명분을 내세워 인상을 압박하면서, 도의회가 현실적 고통분담을 외면한 채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원 의정활동비는 2006년 의원 유급제가 시행된 후 2007년 4,138만원에서 2008년 4,556만원, 2009년 4,788만원, 지난해 5,027만원으로 상향조정 된데 이어 이번에는 5,267만원으로 결정됐다.
제주도의원 의정비 인상안은 오는 17일 시작되는 제302회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 개정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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