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겠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2013년을 시짱(西藏ㆍ티베트) 독립의 해로 만들겠다는 것은 달라이 라마의 헛된 꿈"이라며 "달라이 라마의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일(12월 10일)을 계기로 이런 주장이 나오는데 (이는) 실현될 수 없는 망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달라이 라마가 80세의 노구를 이끌고 여전히 활동하고 있으나 투사로서의 존재감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면서 "티베트인들의 분신은 달라이 라마가 배후에서 선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쓰촨(四川)성 공안은 9일 분신사주 혐의로 뤄랑궁치우(羅讓貢求) 등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이 달라이 라마측의 지시로 2009년 이후 아바현을 중심으로 8명의 티베트인이 분신하도록 부추겼고 이 중 3명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간쑤(甘肅)성 간난(甘南)티베트족자치주의 최고인민법원과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는 최근 '분신사건의 사법처리 지침'을 마련, 관계기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침은 "최근 티베트인 분신은 나라 안팎의 적대세력이 서로 연계해 조직적으로 계획한 것"이라며 "국가분열을 선동하고 사회질서를 해치는 분신은 그 자체가 범죄인 만큼 이를 돕거나 부추기는 행위도 타인의 생명을 고의로 박탈하는 행위와 똑같이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분신을 돕거나 부추기는 사람도 살인죄를 적용, 처벌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달라이 라마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중국이 달라이 라마에게 살인죄를 적용, 모종의 조치를 취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티베트인들의 분신은 이미 1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를 전후해서는 30여명의 티베트인들이 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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