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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영플라자 구름다리 미관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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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영플라자 구름다리 미관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

입력
2012.12.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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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하는 통로가 너무 길어 직접 건너라면 불안할 것 같다.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모양새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외국어 강사 표은희(42)씨)

"아무리 예쁘게 다리를 만든다고 해도 도심 미관을 해치는 것은 사실이다. 내가 서울시민이라면 다리를 연결하는 데 들어가는 돈으로 다른 데 쓰길 바랐을 것이다"(호주 관광객 켈리 다익스트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영플라자를 연결하는 약 30m 길이의 스카이브리지(공중 연결 통로)의 설치 공사가 시작되자, 도시 미관과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공 도로 위에 상업시설인 백화점 건물을 연결하는 공중 통로를 만드는 것에 대한 타당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영플라자 사이의 남대문로7길은 웨스틴조선호텔과 명동을 잇는 길로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의 통행량이 특히 많은 곳이다.

10일 서울 중구와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7층과 영플라자의 옥상을 잇는 연결통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백화점 본점과 명품관 에비뉴엘, 영플라자를 한번에 잇는 고객 동선을 확보해 매장 사이의 유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매일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며 내년 1월 완공될 예정이다.

공중연결 통로는 올해 8월 관할 구청인 중구청의 건축 심의를 통과했고, 10월에는 도시디자인위원회의 자문을 거쳤다. 중구청은 "안전 문제와 관련해 롯데백화점측에 구조안전진단 및 내진설계 구조계산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해 문제없다는 결과를 받았고, 다른 구조기술사로부터 2차 자문을 받도록 해 안전 사항을 검토했다"며 "이미 다른 건물들도 허가를 받아 연결 통로가 정상적으로 설치돼 형평성을 고려해 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중구에는 대우빌딩-힐튼호텔, 신세계백화점 본관-신관 등을 잇는 공중연결 통로가 이미 설치돼 있다.

도로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로의 구조 안전 또는 교통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도로 위에 점용물을 설치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29.105m 길이의 연결 통로를 완공한 뒤 중구에 기부채납할 예정으로, 시설물 사용료로 연간 1억2,500만원, 도로 점용료 1,907만원을 중구청에 납부하게 된다.

그러나 시민과 전문가들은 스카이브리지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명동에서 근무하는 은행원 최모(28)씨는 "구름다리를 왜 만드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까지 저것 없이도 불편함을 못 느꼈는데 두 건물을 연결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인간도시컨센서스'의 공동대표인 조명래 단국대(도시계획학) 교수는 "이 곳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다니는 중요한 도로로 보행친화적인 도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주변 경관과 맞지 않는다. 건물과 건물을 잇는 것은 가능하면 지상으로 연결해 도로와 저층부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도심 활성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철 진보신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안 그래도 높은 빌딩으로 둘러싸인 서울 도심에 빌딩 사이의 틈마저 연결해야 하는 지 의문"이라며 "분리된 건물은 그대로 두는 게 맞고, 공간 점유율이 높아져 얻게 되는 백화점측의 사적 이익에 대해서도 공공이익으로 환원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안전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공사가 진행 중이며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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