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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베이너, 백악관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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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베이너, 백악관 회동

입력
2012.12.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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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9일 재정절벽 협상시한을 23일 남겨 놓고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회담을 가졌다. 둘의 단독회담은 2011년 7월 국가부채 상한 협상 때 이후 처음이다.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재정절벽 협상에 속도가 붙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모두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대화의 통로는 열려 있다"는 같은 말을 했다.

재정절벽은 내년 1월 경기부양이 끝나고 재정지출이 자동삭감되면서 급격한 정부지출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가리킨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를 피하기 위해 세수확대, 복지예산 감소, 국가부채 상한증액 등의 타협안을 협상시한까지 통과시키려면 이번 주에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감세와 증세로 대별되는 정치적 입장 차가 커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오바마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협상 대표로 내세우고 자신은 중산층 가정 방문과 같은 장외 여론몰이로 공화당을 압박했다. 오바마 타협안의 핵심은 고소득자 세율을 현재 35%에서 39.6%까지 올리고 중산층 이하 서민에겐 감세조치를 연장한다는 것이다. 7일 주례연설에서 오바마는 공화당이 연간 20만달러 이상 소득자의 증세에 동의하지 않으면 해결책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베이너는 협상파트너(공화당)조차 만나지 않는 오바마를 원망하지만 상황은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백악관 회동 직전 같은 당의 밥 코커 상원의원이 부자증세 수용을 주장하는 등 당내 이견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공화당의 내홍은 여론이 협상 실패의 책임을 공화당에게 묻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의 비판은 2년 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소수당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런 점에서 협상의 돌파구는 공화당의 변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란 지적이 가능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균형잡힌 협상은 재정을 늘리고 지출을 삭감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오바마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타협 카드를 선보였던 베이너는 당내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높이자 부자 증세 반대의 원론으로 되돌아간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취약한 미국 경제의 최대 위협인 재정절벽이 유럽의 채무위기와 중국의 불확실성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미국이 내년에 제로(0) 성장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실용주의를 언급하며 최악의 결과는 피할 것이란 낙관적 예측을 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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