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라디오 방송의 장난전화에 속아 영국 왕세손비의 치료 정보를 유출한 간호사가 심리적 부담감을 겪다가 숨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시드니 라디오방송 2데이FM은 임신 중 심한 입덧으로 왕세손비가 입원한 병원에 영국 왕실을 가장해 전화한 진행자 두 명을 8일 하차시켰다.
진행자 멜 그리그와 마이클 크리스티안은 4일 오전 5시 30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로 가장해 런던 킹에드워드 7세 병원에 전화, 간호사인 재신사 살다나에게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의 몸 상태를 물었다. 왕실 전화라고 믿은 살다나는 담당 간호사에게 연결했으며 이 간호사가 왕세손비의 치료 정보가 그대로 전파를 탔다.
그러나 장난전화 소동 이후 혼란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던 살다나는 7일 오전 런던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은 살다나가 장난전화 소동에 따른 심적 부담에 자신의 두 아이를 남긴 채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왕실은 장난전화와 관련해 병원에 불만을 제기한 적이 없으며 병원도 환자의 치료경과를 외부에 공개한 것에 따른 살다나의 규정위반 여부를 조사는 했으나 징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도 위로의 뜻을 살다나 가족에게 전했다.
살다나 사망 후 2데이FM은 공개 사과와 함께 방송 진행자를 하차시켰지만 여전히 뭇매를 맞고 있다. 8일 2데이FM 페이스북에 올라온 1만건 이상의 비난 글에는 진행자들이 윌리엄 왕세손의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비를 앗아간 파파라치와 같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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