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교실이자 놀이터가 됐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에 있는 한국은행의 화폐금융박물관에 성북구 마가렛지역아동센터의 11살짜리 아이들 4명이 찾아 자루에 담긴 1억 원어치 만원 권 화폐를 낑낑대며 들어 보기도 하고, 국가별 화폐를 살펴 보고 신기해 하기도 했다. 박물관을 휘젓고 다니는 아이들 얼굴에는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박은수(11ㆍ성북초4)군은 “학교에서 배우면 지겨운데 박물관에 나와서 보고 배우니 더 재미있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이 현장은 일종의 체험학습으로 사회적 기업 ‘놀이나무’가 지난 5개월 간 마가렛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에게 한 재능기부 수업이다. 놀이나무는 고궁, 미술관, 과학관 등에 있는 전시물 정보를 담아 만든 학습지를 개발해 박물관, 교육청 등에 납품하는 박물관 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회사로 3년 전부터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무료로 박물관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원영(43) 놀이나무 대표는 “요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못 먹고 못 입는 것보다 문화 소외 현상이 더 심각하다고 생각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백지혜 마가렛지역아동센터 교사는 “우리 센터 아이들은 놀토에도 부모님과 함께 놀러 갈 형편이 안 돼 대부분 센터 안에 머물렀다”며 “답답해 하던 아이들이 바깥 구경도 하고 신나서 공부도 하니 유익했다”고 말했다.
놀이나무는 3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데리고 7월부터 매달 한번씩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지구촌민속박물관, 고려대박물관, 화폐금융박물관을 방문, 2시간씩 체험학습을 가졌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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