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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EU 탈퇴 국민투표 시간문제”… 실제 탈퇴시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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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EU 탈퇴 국민투표 시간문제”… 실제 탈퇴시 득실은?

입력
2012.12.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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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 외교는 전통적으로 고립과 개입 사이를 오갔다. 19세기 말 영국은 외교의 목표를 유럽대륙 세력균형으로 정하고, 균형이 유지되는 한 적도 친구도 만들지 않는 '영광의 고립' 정책을 폈다. 이후 고립주의는 독일의 부상 등으로 퇴색했고 결국 두 번의 세계대전에 끌려들어가며 적극 개입으로 돌아섰다.

2차대전 이후 영국은 다시 고립으로 전환, 유럽통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 1973년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하며 개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 영국은 유럽연합(EU)에 속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아닌 애매한 위치다.

영국의 유럽정책이 최근 다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불거진 반 EU 여론이 힘을 받으며 EU 탈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굿바이 유럽'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EU 탈퇴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는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국의 반 EU 기류는 심상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EU 탈퇴 응답은 56%에 달했고 잔류는 30%에 머물렀다. 집권 보수당 안에서 EU 회의론자의 득세가 두드러지고, EU 탈퇴를 목표로 내건 영국독립당은 각종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며 변방에서 주류로 진입 중이다.

여론이 요동치는 이유는 EU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통합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문제에 깊숙이 끌려 들여가길 꺼리는 영국 여론이 아예 관계를 정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반 영국 기류도 만만치 않다. 유럽 국가들은 영국이 사사건건 예외를 요구하며 EU 탈퇴를 압박카드로 쓰는 데 신물이 났다.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은 영국의 탈퇴를 원치 않지만 끝까지 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는 오히려 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매년 EU에 내는 80억 파운드(약 14조원)의 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금융권은 EU의 엄격한 규제에서 벗어나는 이득이 있다. EU 공동농업정책(CAP)에서 벗어남으로써 관세율이 떨어지고 식료품값이 싸지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손실은 더 크다. 현재 EU 분위기로는 스위스처럼 비회원국이지만 공동시장에 포함시키는 특혜를 영국에 줄 리가 없다. 공동시장에서 이탈하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유럽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영국을 유럽진출 전진기지로 삼아 영국 내 공장을 유지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철수도 감수해야 한다. 영국의 신고립주의는 과거처럼 '영광의 고립'이 아닌 '비극의 고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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