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이 '힘 씨름'과 이별을 고하고 있는 가운데 윤정수(27ㆍ현대삼호중공업)의 변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윤정수는 2012년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4년 전 170㎏의 몸무게로 천하장사를 차지했던 그는 10㎏을 줄인 뒤 다시 한 번 타이틀을 따냈다. 체중 상한제에 따라 내년에는 150㎏까지 몸무게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은 윤정수는 다시 살과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제2의 전성기 예고
'산적' 윤정수는 지난 2일 끝난 천하장사 대회에서 손명호(구미시청)를 따돌리고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활짝 웃었다. 수원시청에서 현대삼호중공업으로 이적한 2010년부터 2년간 무관의 아픔을 겪었던 그는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쥐며 부활에 성공했다. 특히 그는 160㎏의 체중 상한제 속에서 보은대회와 단오대회에 이어 천하장사 황소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윤정수는 주특기인 들배지기로 상대를 요리하는 유형이다. 하지만 160㎏가 넘는 육중한 체구 탓에 '힘 씨름'을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다녔던 게 사실. 오히려 윤정수는 "누가 체중으로 씨름을 한대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천하장사 대회를 봤다면 그런 소리를 하지 못할 것이다. 힘으로 짓누른 게 아니라 들배지기와 안다리 등 다양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전에는 둔해 보였던 게 사실이지만 최근에 몸도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윤정수는 '지루한 씨름' 아닌 기술을 통한 '통쾌한 씨름'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엔 전문 트레이너 도움 받기로
천하장사의 기쁨도 잠시. 윤정수는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다음 시즌을 위해 천하장사에 도취될 겨를이 없다. "기분이 붕 떠 있으면 안 된다. 우선 체중을 빼야 하고 내년 시즌까지 잘 해야만 완전히 부활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회가 끝난 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그는 몸살을 앓고 있다. 그는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몸살 기운이 있어서 병원에 가서 치료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제 살과의 전쟁 제2막이 시작됐다. 2개월 안에 10㎏ 이상을 빼야 하는 윤정수는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1대1 훈련으로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소화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몸무게를 뺄 때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 등산 등 여러 가지 운동으로 해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만큼 전문가와 함께 프로그램을 짜는 걸로 결정됐다. 지난해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위의 평가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윤정수지만 내년의 평판에 대해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2013년에도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체중으로 씨름한다는 평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명실공히 최고의 장사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 수술 후 복귀하는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마저 제압한다면 '윤정수 시대'를 완성할 수 있다. 윤정수는 "항상 그랬듯이 주위의 평가보다는 실력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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