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에 살고 있는 만큼 어업 정책을 먼저 보게 됩니다. 또 아무래도 고등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여서 교육 공약에 가장 관심을 갖게 됩니다. "
"섬에 살다보니 어업정책 관심 많아 아들이 고교생이라 교육공약도 보죠"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 주민인 김춘구(47) 백경혜(46)씨 부부는 19일 실시되는 대선을 앞두고 후보를 선택할 기준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결혼한 지 20년째인 김씨 부부는 7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아무래도 섬이여서 선거에 관한 정보 취합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유권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약들을 꼼꼼히 따져 보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섬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제주도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두 아들까지 감안하면 5대째 마라도에 살고 있는 토박이 가족이다. 부부는 제주도에 있는 대학에 다닐 때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한 이후 줄곧 마라도에 살고 있다. 지금은 섬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횟집을 운영하고 있다.
마라도 주민들은 주로 언론 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틈틈이 후보들의 공약들을 살펴 본다고 전했다. 부부는"젊은 사람들은 주로 인터넷에 나오는 신문 기사를 통해, 나이 드신 분들은 TV 뉴스나 토론 등을 통해 후보들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유심히 살펴본다"고 말했다.
마라도에는 현재 60~7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초등학생 몇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선거권을 가지고 있다. 선거 날이 되면 행정선을 타고 제주도로 나가 투표해야 한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진 편이지만 몇 해 전만 해도 선거일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배를 두세 번 갈아타고 나가야 투표할 수 있었다.
백씨는"올해 86세이신 시어머니께서 꼭 투표해야 한다고 당부하신다"며 "지금까지 치러진 선거는 한 번도 빼놓은 적이 없다"고 귀띔했다. 부부는 마라도 주민들의 작은 소원도 소개했다. 김씨는"마라도 주변 해역은 자리돔과 방어의 주요 산지인데 항구가 없어서 대부분 해녀들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거나 낚시를 이용해 해산물을 잡고 있다"며 "섬 발전을 위해 하루빨리 제대로 된 항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 부부는"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도 열악한 조건 속에서 투표한다"면서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해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 발전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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