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를 앞두고 5명의 후보들이 참가한 6일 TV토론회는 무차별적 이념공세와 상대 후보 이력에 대한 공격 등으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문용린 이수호 후보는 교육정책에서 선명한 대조를 보였다.
문용린, 이수호 후보 뚜렷한 시각차
문용린 후보와 이수호 후보는 각각 보수ㆍ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서 주목을 받았다. 자사고를 키운 고교다양화 정책, 학군제한 없이 고교 지원을 가능케 한 고교선택제, 학생인권조례 등에서 번번이 맞섰다.
고교다양화에 대해 문 후보는 "학생 누구나 다양하게 가진 꿈, 끼, 소질 적성을 다양하게 펼쳐줄 수 있는 것"이라고 옹호환 반면 이수호 후보는 "(서열화로) 공교육을 해치고 사교육비를 높이는 주범"이라고 공격했다. 이수호 후보는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 생긴 자사고가 가장 큰 문제로, 지난해 (서울에서) 2개가 없어지고 올해 8개 미달"이라며 "단계적으로 일반계고로 전환하고 특목고도 설립 취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이수호 후보는 "교육의 핵심은 자주성으로 학생이 스스로 깨닫고 일어서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자주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고 옹호했다. 반면 문 후보는 "일선 선생님들은 생활지도를 못하겠다고 난리이고, 동성애까지 나왔다"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가르쳐야지 그런 권리가 있다고 가르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남승희 후보는 여러 사안을 포괄한 조례보다 우선적인 인권교육 필요성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두 후보는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전념할 수 있게 하고, 교사들의 능력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같은 목소리를 냈다.
정치인들 못지 않는 이념공세
4명의 보수 후보 중 남승희 후보만 이념공세를 하지 않았다. 문 후보는 "정치와 이념에 찌든 서울교육을 바꾸겠다"고 했으나 "친북좌파 조직이 전교조요,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이라고 퍼부었다. 전교조ㆍ민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수호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문 후보는 "전교조가 친북좌파 세력이라는 글을 이 후보가 직접 민노당 홈페이지에 올렸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 글은 보수신문의 인터넷판에 인용돼 있을 뿐, 현재 원문은 찾을 수 없다.
이수호 후보는 "누가 (스스로) 그런 걸 쓰겠냐"며 "이념 개입 안된다더니, (문 후보가) 가장 이념대립으로 선거를 몰고 간다"고 불쾌해했다. 이 후보 측은 토론회 후 명예훼손 등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면 후보는 "전교조에 의해 교권이 무너지고 교실이 붕괴됐다"고 비난했지만 근거를 대지 않았고, 최명복 후보는 "혁신학교에 전교조 교사 비율이 높다"며 "혁신학교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수호 후보는 "참교육을 위해 희생하고 맞서던 단체로서 학부모들이 전교조 교사가 담임이 되면 너무 좋아하신다"고 반박했다.
좋은교사운동 문경민 정책위원장은 "남 후보가 '임신한 학생이 학교에서 쫓겨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고 하는 등 합당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수호 후보도 선방했다"며 "그러나 문용린 최명복 후보는 툭툭 던지는 말에서 낮은 인권의식을 드러냈고, 특히 문 후보가 '친북좌파'를 거론한 것은 굉장히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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