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5명 중 1명이 성매매 경험이 있으며 성매매 장소의 90% 이상이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인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여성가족부의 '성매매 피해 청소년 공간패턴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다.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에서 가출한 경험이 있거나 가출 상태인 청소년 398명을 대상으로 지난 6~8월 이뤄진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이 연구에서 19.6%인 78명이 성매매 경험이 있었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여성 청소년이 84.6%, 남자 청소년이 15.4% 였다. 학생이 아닌 경우 성매매 경험은 28.1%, 학생인 경우에는 14.7%로 배 차이를 보였다.
성매매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응답과 서울지하철 노선을 비교해본 결과 성매매 공간의 90%가 지하철 역사 500m 이내에 분포해 있었다. 거주 공간의 32%가, 노는 공간의 53%가 역사 500m 내에 있었다. 이들이 지목한 성매매 공간은 서울의 경우 신림역 인근(16곳)에 집중됐고, 수도권으로 확대하면 인천 주안역(19곳), 수원역과 부천역(이상 10곳), 부평역(8곳)이 꼽혔다. 또 영등포역(5곳), 청량리역ㆍ외대앞역(2곳) 순이었다. 구별로는 관악구(19건), 영등포구(6건), 동대문구(4건) 순으로 많았다.
성매매가 이뤄진 장소는 모텔이 65.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노래방(17.1%), 자동차(6.6%) 등에서 성매매가 이뤄졌다. 성매매 경로로는 절반 이상(53.2%)이 번개 및 조건만남을 통해서였고, 노래방 도우미(14.7%), 보도방(14.1%) 순이었다.
청소년들이 노는 장소 1순위로 꼽은 곳은 PC방(30.2%)이었고, 노래방(26.2%)이 두번째였다.
서울의 경우 대체로 청소년들의 주거장소와 성매매 장소가 밀집돼 있었으나, 인천이나 경기지역의 경우 청소년들의 주거장소는 산재해 있지만 성매매는 주요 역 주변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신림역, 경기 고양의 탄현, 정발산, 주엽, 백석역 등은 특히 청소년들의 거주장소, 노는 장소, 성매매 장소가 밀집한 지역으로 분석됐다.
여성부 관계자는 "수도권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가출청소년들이 거주하는 장소, 노는 장소, 성매매 장소 등을 처음으로 공간적으로 분석했다"며 "특정 지하철역 반경 500m 이내의 모텔이나 노래방 등에 대한 단속과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