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고위 간부들이 행차할 때마다 벌어졌던 교통통제 등이 앞으로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1980년대 '땡전뉴스'처럼 방송뉴스 맨 처음에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간부들의 동정을 전하는 관행도 바뀔 전망이다. 민심을 얻기 위한 '시진핑(習根平) 스타일'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4일 시 총서기 주재로 회의를 열고 당풍(黨風)과 정풍(政風)을 일신하기 위해 중앙정치국부터 솔선수범해 인민의 생활과 밀접한 8대 업무 관행(作風)들을 바꿔 나가기로 했다고 인민일보(人民日報)가 5일 전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중앙정치국 위원들의 지방 방문이나 해외 순방 시 수행원과 접대행사 규모 등이 크게 축소된다. 교통을 막거나 행사장을 봉쇄하는 일도 가급적 없앤다. 회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상투적인 인사말과 보고를 위한 보고는 제한된다. 문서의 양도 대폭 줄어든다. 중앙정치국 위원들의 관저와 차량 관련 규정들은 엄격히 집행된다. 중앙정치국 위원들에 대한 보도는 뉴스의 가치와 효과에 따라 배치된다.
실제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와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최근 주재한 회의는 사전 준비된 원고 없이 자유롭게 진행됐다. 시 총서기는 지난달 30일 "공허한 빈말은 나라를 망치고, 건실한 실천은 국가를 흥하게 한다"며 형식주의 타파를 촉구했다.
시 총서기는 이날 회의에서 내수와 투자를 동시에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2013년 6대 경제정책 운영방향도 정했다. 이에 따르면 추진돼 오던 정책의 연속성은 유지하되 꼭 필요한 일은 우선 순위를 조정해 효율성을 높이도록 했다. 세계경제의 불황이 단기간에 호전되긴 어려운 만큼 내수와 소비를 부양하며 투자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특히 적극적인 도시화를 통해 내수와 투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게 새 지도부의 전략이다. 또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부가가치세 등 세제 개혁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부동산 억제와 서민의 주택보장 정책은 더욱 확대된다.
이날 증시는 내수와 투자가 함께 늘어날 경우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감에 크게 올랐다. 상하이(上海)종합지수는 2.87% 폭등해 2,031.91로 마감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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