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4일 TV 토론에서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두고 상대의 비리 의혹을 거론하면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역대 정권마다 반복돼온 권력형 비리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공직자 비리만큼은 끝까지 추적해서 반드시 처벌해 비리 정치인을 영구히 격리시킬 생각"이라며 "부정하게 받은 돈의 30배 이상을 배상하고, 20년 간 선거에 나오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법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를 겨냥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부산 저축은행을 조사하는 금감원 국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고, 청와대 정무특보 시절 아들이 공공기관에 부당 취업한 것이 국감에서 확인됐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박 후보 선대위가 네가티브 선거를 하는 것이 박 후보 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박 후보조차 네가티브를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며 "공공기관이 이명박 정부 관할에 있기 때문에 압력을 행사했다면 진작에 밝혀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 정부는 비리 백화점 수준으로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가족까지 모두 47명이 구속됐다"며 "박 후보 측근 쪽 비리도 벌써 시작됐고,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도'만사올통'(박 후보 올케를 통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문 후보는 권력 비리 근절 방안으로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국가청렴위 독립, 정치검찰 청산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는) 평생 권력형 비리 장물로 월급 받고 지위를 유지하며 살아온 분"이라고 주장하는 등 박 후보를 공격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후보는 "측근과 친인척 비리가 드러나면 대통령직 사퇴를 약속하겠다는 의향이 있느냐"며 몰아붙였다. 박 후보는 "작정하고 네거티브를 해서 박근혜라는 사람을 내려 앉히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세 후보는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서는 각자의 소신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위기 극복 리더십, 신뢰 리더십, 국민통합 리더십 등 세가지를 꼽았다. 박 후보는 "우리 국민의 삶이 위기이고 국정 80%가 위기 관리의 문제"라며 "무엇보다 위기 극복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제 삶 자체가 위기 연속이었고, 그것을 극복해 왔다"며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섰고 신뢰를 제 생명처럼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소통의 리더십과 정직함을 꼽았다. 문 후보는 "인권 변호사를 할 때 열심히 들어주고 고개 끄덕여줘도 억울한 마음이 많이 풀렸다고 했다"며 "정치는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NLL(북방한계선), 대북 정책, 검찰 개혁, 재벌 개혁, 증세 등 심지어 언론에 대한 비판까지도 솔직하게 밝혀 왔다"며 "머리 염색해서 더 젊게 보이라는 권유도 많았지만 선거 때 와서 갑자기 꾸미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 필요한 리더십은 공감·소통·경청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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