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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바다서 생명의 바다로 '태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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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바다서 생명의 바다로 '태안의 기적'

입력
2012.12.0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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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가 크레인 예인선과 충돌하면서 흘러나온 원유가 서해안을 까맣게 뒤덮었다. 이 사고로 인근 해역은 물고기와 새들의 무덤이 될 정도로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됐다. 전문가들은 회복에 몇 십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쏟아냈다. 그 후 5년. 5일 밤 10시 KBS 1TV가 방송하는 '환경스페셜'이 복원 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다시 태안을 찾았다.

당시 흘러나온 원유는 총 1만2,547㎘로 이전까지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 가운데 최대 규모였던 시프린스호 사건의 2.5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기름 덩어리는 안면도와 군산 앞바다를 넘어 전남 해안과 제주도 북쪽 추자도까지 밀려갔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123만명을 포함, 200만명이 넘는 인력이 동원됐다.

전복과 해삼, 볼락 등이 지천이던 태안 앞바다. 그러나 기름 유출사고 이후 그곳은 생명이 숨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돼 버렸다. 태안 주민들의 든든한 생계 수단이던 굴 양식장 역시 더는 지속할 수 없는 상태였다. 주민들의 마음은 기름으로 뒤덮인 검은 바다만큼이나 시커멓게 변해버렸다.

그렇다고 손 놓고 한숨만 쉴 수는 없는 상황. 지역 주민들이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연계해 꾸준히 유류 제거작업을 한 결과 자취를 감췄던 엽낭게를 비롯해 쏙과 조개가 하나 둘씩 갯벌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량했던 바다에 다시 생명의 숨결이 감돌기 시작한 것이다. 태안의 생태계는 현재 80% 이상 회복된 것으로 평가된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태안 앞바다의 특성과 구슬땀을 흘리며 기름띠를 제거한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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