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평양시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기지로 장거리 로켓 동체 일부가 운반되는 모습을 포착한 시점은 지난달 14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한은 동창리 지하기지에서 로켓 조립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2일 "동창리 기지 발사대 주변에 가림막이 설치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발사 예고 기간 첫날인 10일 이전에 언제든 발사 준비가 완료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앞서 국제공조를 강화한 정황도 포착됐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이란이 지난 10월부터 북한 군사시설에 국방부와 민간 전문가 4명을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탄도 미사일 로켓의 공중 분리와 탄두 소형화 분야에서 도움을 받고 북한은 토목공학에서 이란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예고한 10~22일 중에 'D-데이'를 언제로 정할 것이냐가 관심이다. 로켓 발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17일)를 기리고 '김정은 체제'의 정당성을 강변하기 위한 대형 이벤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D-데이는 15~16일 될 가능성이 높다. 발사 시점을 며칠 더 앞당길 수도 있지만 16일 대규모 중앙보고대회가 열리는 만큼 이때쯤 발사해야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후계자로서 김정은의 위상을 강조하고 남한 대선(19일)에도 영향을 미치려면 17일 직전에 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4월의 경우 북한이 예고한 발사 기간은 5일 간(12~16일)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13일 간으로 크게 늘었다. 겨울 바람과 추위 등 로켓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애로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17일 이후로 발사일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축포'로 로켓을 발사하려던 당초 계획은 헝클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김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예고한 발사 기간이 늘었다는 것은 최적의 발사일을 선정하기 위한 부담감이 크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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