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장이다. 박찬호가 어제 공식 은퇴기자회견을 갖고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왜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지 않을까마는, 그는 또 다른 꿈을 위해 마운드를 내려왔다.
대한민국에게 박찬호는 단순히 한 야구선수 이상의 의미였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7년 동안 '동양인 최다승(124승)'을 기록하면서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영웅이었다. 1990년대 말 IMF외환위기로 실의에 빠져있던 국민들은 그의 당당하고 멋진 승리를 보며 용기와 자부심을 얻었고, 조국이 부르면 언제든 기꺼이 달려와 아시안게임, 올림픽, WBC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에게 감동했다.
박찬호의 존재가치는 단순히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성적에만 있지 않다. 스포츠맨으로서, 나아가 인간으로서의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시련과 좌절에 포기하지 않고 피나는 노력과 투혼으로 일어섰고, 자신이 가진 것과 경험을 이웃과 후배들에게 나눠줄 줄도 알았다. 비록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선수생활을 조국과 팬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국내에 돌아와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보여주었다. 30여 년간 마운드에 서서 인생을, 그것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배웠다는 그의 끝마침과 새로운 시작에 국민들이 감사와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선수생활을 마감했다고, 박찬호가 야구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야구 행정과 경영을 공부해 그 분야의 발전과 교류를 돕고, 꿈나무들을 지원해 한국야구의 미래를 튼튼히 하는 일을 계속한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제2의 야구인생 또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못지않은 성공을 거두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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