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극해에서 녹은 얼음 면적이 미국보다 넓다고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가 29일 밝혔다.
WMO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유엔기후회의에서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일어났다"며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9월 북극점 주변에서 1,183만㎢의 얼음이 녹아 없어졌고 남은 얼음 두께도 기록적으로 얇아지는 등 북극지역 온난화가 심각했다. 1~10월 기온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850년 이래 9번째로 높았다. 이 기간 중 지구 표면온도는 1961~90년 평균온도 14.2도보다 약 0.45도 높았다. 미국과 러시아, 남부 유럽의 3분의 2가 가뭄을 겪었고 서아프리카는 홍수에 시달렸다. 북반구의 많은 지역에는 폭염이 찾아 왔다.
미셸 자로 WMO 사무총장은 "온실가스 급증으로 기후변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기후회의에 참석한 200여개국 대표들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온실가스 감축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0,8도 올랐다.
하지만 선진국과 개도국간 입장 대립으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유한 국가가 빈곤 국가에 기후변화에 대처할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의무화하는 교토의정서 연장에 선진국들이 서명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한때 미국을 제외한 모든 선진국이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지만 지금은 유럽연합(EU) 호주 등만 온실가스 배출억제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세계 배출량의 15%에 불과하다. 캐나다는 교토의정서를 탈퇴했고 러시아와 일본은 공식 탈퇴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온실가스 배출억제 의무를 거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3위인 미국과 중국, 인도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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