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북한 인민무력부장에 기용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 대장은 ‘김정은 체제’ 들어 군 수뇌부 중에 가장 먼저 충성 서약서를 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군부에서도 골수 충성파로 통한다. 그에 대한 김정일ㆍ김정은 부자의 신뢰가 남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부 장악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9일“지난 7월 리영호 총참모장 경질 이후 김 1위원장은 안정적으로 군을 통제하고 있다”며 “최측근인 김격식을 발탁한 것은 군부 내 역학 관계 변화나 권력투쟁 징조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 1위원장은 군에 대한 당의 우위를 강조하며 군부 인사들을 대거 교체해 왔다. 이승열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당과 군부가 서로 견제하고 대립하는 과정에서 군 간부들이 차례로 숙청되고 있다”며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 당 간부들의 입장에서 볼 때 충성도가 높아 쉽게 다룰 수 있는 김격식을 인민무력부장에 추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장은 대표적인 군부 강경파로 1994년부터 13년 동안 서부 전방지대를 관할하는 2군단장을 맡다가 2007년 4월 군 최고직위인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에 올랐다. 2009년 2월 해임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관할하는 4군단장으로 이동했고, 2009년 11월 대청해전,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했다. 올해 초 대장에서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강등됐다가 이달 들어 다시 대장으로 복귀했다.
이 같은 그의 이력으로 볼 때 대남 도발을 또다시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민무력부장은 우리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지만 작전보다는 후방 지원과 행정 업무 위주여서 강력한 영향력이 없다”며 “특히 김 1위원장이 군부의 힘을 계속 빼고 있어서 김격식 주도로 대남 도발을 하거나 남북관계의 큰 변화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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