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15년 동안 많은 기업들의 주인이 바뀌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인수된 기업들은 대부분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편 반면, 외국기업에 인수된 기업들은 영 힘을 쓰지 못하거나 주인이 2번, 3번씩 바뀌는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재기 사례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기아차와 한보철강. 외환위기 전 기업연쇄부도의 시발점이었던 한보철강은 이후 매각과정에서 주인을 찾지 못해 폐쇄위기에까지 몰렸지만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후 현대제철로 재탄생, 국내 2위의 고로업체이자 세계 10대 제철소로 도약했다. 역시 환란직전 무너졌던 기아차도 현대차에 인수돼 지금은 유럽 등에서 초강세를 이어가며 세계 100대 브랜드기업 반열에까지 올랐다.
외환위기 이후 현대그룹 해체과정에서 채권단 관리로 넘어갔던 하이닉스반도체는 10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해 벼랑 끝으로 몰렸지만, 올해 SK그룹에 인수돼 세계2위 메모리반도체 업체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외국계로 넘어간 기업들은 여전히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GM에 인수된 대우차(현 한국GM), 프랑스 르노가 인수한 삼성차(현 르노삼성), 중국 상하이차를 거쳐 인도 마힌드라 품에 안긴 쌍용차 등은 모기업의 투자지연과 현지경영 시행착오 등으로 옛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성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