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입성작 주연 배우 중 한 명으로 낙점된 캐나다 여배우 알리슨 필의 상반신 누드 사진이 얼마 전 트위터에 올라와 소동이 벌어졌다. 알고 보니 알리슨 필이 스마트폰 조작 실수로 잘못 올린 사진이었다. 그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더 익혀야겠다. 죄송하다”며 사진을 삭제했으나 네티즌들이 빠른 속도로 퍼 나른 뒤였다.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가수 아이유도 사진 유출로 곤욕을 치렀다. 트위터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려다가 조작을 잘못해 슈퍼주니어 은혁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띄워 한동안 스캔들에 휩싸였다.
▦검찰개혁 파문을 증폭시킨 윤대해 전 검사의 ‘개혁꼼수’ 문자메시지 해프닝도 스마트폰 조작 실수가 원인이었다. 검찰 게시판에 올린 개혁촉구 글이 사실은 위장이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동료에게 보내려다 방금 전 통화 한 기자의 전화번호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들통났다.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MBC 관계자들간에 MBC지분 매각 건을 논의한 비밀회동 대화록 보도도 최 이사장의 스마트폰 조작 실수 탓으로 드러났다. 회동 직전 신문기자와 통화한 뒤 끊었는데 계속 켜져 있었던 것을 모른 채 나눈 대화가 전해졌다.
▦광주의 한 주부는 최근 13만원을 내라는 문자가 날아와 깜짝 놀랐다. 네살배기 아기에게 스마트폰 게임을 켜줬더니 만지작거리다 몇만 원짜리 아이템에 손가락이 툭 닿아 그대로 결제가 돼버린 것. 한국소비자원에는 스마트폰 조작 실수로 유료 콘텐츠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 상담이 급증하는 추세다. 스마트폰 조작 미숙으로 인한 119 오접속 건수도 지난해에 비해 60%이상 늘어 소방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마트폰은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작동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상대방에게 전화가 걸려 실례를 범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술집에서 아내와 전화한 후 제대로 끄지 않아 여성접대부와 대화하는 내용이 전달돼 파경에까지 이른 이들도 있다.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5,300만 명 가운데 스마트폰 가입자는 3,000여만 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편리하고 똑똑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화를 부를 수 있는 게 스마트폰이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