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엔 연주와 여행이 즐거웠을 뿐 음악가가 뭔지 몰랐어요. 음악가의 책임은 10년 전에야 깨달았죠. 20년 후엔 어떤 모습일지 모르지만 동시대 작곡가의 새로운 곡과 실내악 연주에 좀 더 도전하고 싶네요.”
9세 때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국제 무대에 데뷔한 신동에서 젊은 거장으로 성장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1ㆍ장영주)이 독주회로 2년 만에 고국 팬과 다시 만난다. 그는 다음달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포함해 총 8개 도시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올해는 EMI에서 첫 음반이 나온 지 20주년이어서 그가 예전부터 아끼던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비탈리의 ‘샤콘느’, 레너드 번스타인의 곡을 미국 영화음악 작곡가 데이비드 뉴먼이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편곡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29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특히 살아 있는 작곡가의 새로운 곡을 익히면서 창조적인 작업을 함께하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강조했다.
사라 장은 세계를 누비며 연간 100회가 넘게 연주하지만 독주회보다 오케스트라 협연을 선호한다. 좋은 연주의 결정적 요소인 딱 맞는 호흡의 피아노 반주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갖는 리사이틀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간 아빠의 친구(1999년 찰스 아브라모빅)와 친구(2009년 앤드류 폰 오이엔)가 했던 피아노 반주는 이번에는 ‘친구의 친구’인 리즈 콩쿠르 우승 경력의 영국인 애슐리 와스가 맡는다.
사라 장은 “슬럼프에 빠질 시간조차 없다”고 했다. “늘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연주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서요. 힘들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없이 우울해질 수 있잖아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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