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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성추문 수습도 덜했는데…” 검찰 잇단 악재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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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성추문 수습도 덜했는데…” 검찰 잇단 악재에 골머리

입력
2012.11.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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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벤츠 검사 파문이 잊혀지기도 전에 김광준, 성추문 검사 사건까지. 수습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던 검찰이 현직 중수부장 감찰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비틀거리고 있다.

검찰의 수난은 가까이 2010년 11월 '그랜저 검사' 사건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언론 보도를 통해 정모 부장검사가 사건 청탁 대가로 그랜저 승용차 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봇물처럼 터진 것이다. 이에 검찰은 특임검사팀을 꾸려 정 부장을 구속 기소하면서 마무리했지만 1년 뒤인 2011년 12월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현직 여성 검사 이모씨가 고소 사건과 관련해 동기 검사에게 청탁 전화를 하고, 그 대가로 벤츠 승용차와 고급 명품 핸드백 등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에도 사건이 발생한 부산지검에 특임검사팀을 파견, 이 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2012년 11월은 검찰 입장에선 잊혀지기 어려운 어두운 역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처럼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문 경우는 검찰 사상 유례가 없었다. 9일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가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수 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열흘 뒤 세 번째 특임검사팀이 김 검사를 구속시켰지만, 곧바로 서울동부지검에서 전모 신임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검사실에서 성관계를 맺는 엽기 사건이 발생했다. 내부 비리에 따른 최대 위기 국면에서 한상대 총장 퇴진 등 검찰의 개혁과 자정을 요구하는 일선의 목소리가 거세진 것은 당연지사. 전국 지검에선 평검사 회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검찰은 윤대해 서울남부지검 검사의 돌출행동으로 또 다시 바닥을 경험하게 된다. 윤 검사는 연이은 악재에 "검찰의 진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공개적으로 올렸지만, 며칠 뒤 지인에게 보낸 "검찰 개혁은 각본대로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것이다. 검찰의 이중적 자세에 대한 비판여론이 들끓었고, 윤 검사는 28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 23일 공개된 강모 검사 비리 의혹은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가 됐다. 강 검사는 순천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화상경마장 사건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검찰은 감찰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28일 밤 전국 특수수사의 수장인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대검 감찰본부의 감찰 착수 발표는 악재의 정점을 찍는 분위기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굿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검찰에 마(魔)가 껴도 단단히 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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