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23ㆍ삼성전자)은 항상 믿음이 가는 선수다."
육상지도자들에게 이심전심 통하는 김성은에 대한 평판이다. 김성은은 제58회 경부역전마라톤에서 충북의 7연패 불씨를 되살리는데 결정적인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김성은은 28일 열린 김천~대전 대구간 레이스 제2소구간에서 2위를 압도적으로 따돌려 팀의 7연패에 청신호를 밝혔다. 충북은 전날까지 경기도와 서울에 불과 1분47초로 압박을 받고 있던 터라 종합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성은의 독주로 한시름 놓게 됐다. 황규훈 삼성전자 육상단 감독은 "만약 충북이 7연패를 차지한다면 (김)성은이의 공이 절대적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은을 마라톤에 입문시킨 임상규 대회 심판장도 "남자선수 10명을 줘도 안 바꿀 정도였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성은은 올 시즌 한국여자 랭킹 1위(2시간29분53초)에 올라있다. 최고기록은 2시간29분27초로 역대 4위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김성은이 전성기를 앞두고 있어 권은주의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이 깨진다면 그 주인공은 김성은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실 김성은은 떡잎부터 달랐다. 충북체고 재학시절 전국체전 800m와 1,500m, 1만m를 석권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2007년 삼성전자 입단 후 마라톤과 접하면서 장거리에 눈을 떴다. 당시 임상규 감독이 김성은의 스피드를 보고 '물건'이다 싶어 마라토너로 조련하기 시작한 것.
김성은은 결국 자신의 두 번째 풀코스 도전인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9분27초를 기록해 여자 국내부문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대형사고'를 치기도 했다. 이는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인 2시간37분30초에서 무려 8분 정도를 앞당긴 페이스였다.
김성은은 이로써 마라톤 샛별에서 1인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골반을 비롯한 잔부상에 시달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김성은은 "경부역전마라톤은 에너지를 다 쏟아내지 않고서도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며 "내년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15년 묵은 한국 기록 경신을 목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대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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