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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중수부장 충돌… 檢, 최악의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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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중수부장 충돌… 檢, 최악의 내분

입력
2012.11.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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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감찰본부가 28일 최재경(50)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대검 중수부 폐지 등 검찰개혁을 둘러싼 검찰 수뇌부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노정되고 있다.

최 중수부장은 한상대(53) 검찰총장이 30일 발표할 예정인 검찰개혁 방안에 중수부 폐지안이 포함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은 사상 초유의 일로, 김광준(51) 서울고검 검사 수뢰사건 등 잇단 비리로 위기에 빠진 검찰이 내홍 국면까지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준 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로부터 최재경 중수부장이 김 검사에게 문자로 언론취재 대응 방안에 대해 조언을 하는 등 품위손상 비위에 관한 자료를 이첩받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감찰본부는 "최 중수부장은 김 검사의 뇌물수수에 대한 첩보가 입수돼 대검의 감찰이 진행되던 때 김 검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김광준 검사는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의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10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특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 중수부장은 감찰본부의 발표 직후 '감찰조사에 대한 입장' 자료를 내고 "문자메시지는 친구인 김(광준) 부장이 억울하다고 해 언론 해명에 관해 개인적으로 조언한 것일 뿐"이라며 "검사윤리규정상 문제될 것이 없고, 그 진행 과정도 총장에게 다 보고했다"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최 중수부장과 김광준 검사는 서울대 법대 81학번 동기다.

최 중수부장은 특히 "검사 수뢰 사건, 성 추문 사건 이후 총장 진퇴 문제 등 검찰의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총장과) 의견 대립이 있었고 그것이 감찰조사 착수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며 한 총장에 대해 사실상 정면 반격했다.

중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 최 중수부장은 정치권이 요구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한 총장이 검찰 수뇌부 책임론 등을 무마하기 위해 중수부 폐지를 언급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대검 중수부의 한 검사는 "최 중수부장은 한 총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도 총장과 대립해 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한 총장이 중수부 폐지를 주요 검찰개혁 방안으로 결정하고, 최 중수부장 등의 반발을 예상해 감찰조사라는 방법으로 선제 공격을 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한 총장이 최 중수부장을 희생양으로 삼아 중수부 폐지에 성공한다면 자신에 대한 사퇴 여론이 수그러들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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