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둥근 모서리 사각형' 디자인 특허가 중복된다는 삼성전자 측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각)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둥근 모서리 사각형' 디자인 특허(D677)의 유효기간을 또 다른 디자인 특허(D087)의 기간과 같도록 조정하겠다는 문건을 제출했다. 이는 D677 특허의 유효기간이 2024년까지로 D087 특허보다 1년 더 남아 있지만 두 특허 모두 유효기간을 2023년까지 조정하겠다는 것으로 삼성전자가 두 특허가 중복된다고 제기한 평결불복법률심리(JMOL)를 애플 측이 수용한 것이다.
삼성은 애플의 두 특허가 사실상 동일한 데도 별개로 다루면서 애플이 더 많은 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선 중복 특허권 문제가 불거질 경우 나중에 취득한 특허권에 대한 존속기간 포기서를 제출하는 게 관행"이라며 "애플이 법원에 존속기간 포기서를 낸 것은 이런 의미"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번 조치가 특허 1건의 유효기간을 단축한 것에 불과해 삼성과의 재판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애플에 내야 할 배상액이 줄어드는 효과는 기대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플이 포기한 D677특허가 둥근 모서리 사각형과 평평한 전면 등 아이폰의 외관 디자인 특징이 담긴 핵심 특허로 전체 배상금(10억5,000만달러)의 절반에 육박하기 때문. 애플이 디자인 특허의 중복을 일부 인정했다는 점에서 다음달 6일 법원의 최종 결정을 앞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라는 것이다.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이와 관련 "최종 판결의 손해배상액은 이론상 평결 당시의 액수보다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면서도 "애플이 평결 당시 큰 승리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잃을 위치에 서 있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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