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환경정책이 태화강으로 상징되는 수질 문제에서 대기 위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사)환경보호협의회(회장 박도문) 주최로 최근 울산대에서 열린 ‘울산환경과 시민건강 심포지엄’에서 이병규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의 주제발표(울산지역 대기질 변화와 환경리스크 연구사례)를 통해 제기됐다.
이 교수는 울산의 아황산가스 오염도 및 배출량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대기업 생산공장과 국가공단이 위치해 미세먼지와 중금속, 방향족탄화수소(PAHs),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Ss) 등 유해성 대기오염물질(HAPs) 총 배출량 또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만큼 대기환경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울산은 최근 20년 동안 대기질이 크게 개선됐지만 황산화물 배출량은 전국 1위,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도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 주요 도시 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뉴욕의 미세먼지 농도가 20이라면 울산은 50이 넘는다는 것.
또 중금속 중 카드뮴의 경우 전국 최고 수준, 벤젠은 경남 다음인 2위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정된 지역에서 유해화학물 사용량이 많고 대기 중 배출농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울산의 미세먼지에는 발암성이나 유해성 중금속, 다환방향족 탄화수소화합물 등이 많이 포함돼 있지만 인체 위해 정도 등 면밀한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2.5㎍에서 인체에 가장 많이 축적되는데 울산에는 아직 이에 대한 공식적인 측정이나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반면 인근 부산에는 8곳에서 공식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말부터 미세먼지 중 중금속, 카드뮴, 비소 등 기준치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이런데도 그 동안 울산시의 환경정책은 태화강을 비롯한 물에 집중돼 왔다”며 “이젠 대기, 특히 유해화학물질 쪽으로 환경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울산지역 대기오염 및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실태분석 연구와 유해성, 건강영향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ㆍ연구가 시급하다”며 “특히 시민을 비롯해 산업체 근무자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관련 정책이 반드시 수립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대기환경 위해 사범에 대한 꾸준한 단속과 함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울산지검 박기완 검사는 ‘울산지역 환경사범 실태 및 개선방안’ 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울산의 대기환경이 과거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되긴 했지만 단속 건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이 분야”라며 “시민이 가장 체감하기 쉬운 분야인데다 영향 또한 직접 나타나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 및 악취배출 사범에 대한 꾸준한 단속과 업체들의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울산은 국내 대표적 임해공단 지역으로 공업화가 태화강 수질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과거 하천오염이 생활하수 처리시설을 제대로 못 갖춘 상황에서 생긴 도시화의 부작용인줄 모르고 공단폐수 때문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시가 지난 10년 가깝게 지역 환경문제의 전부인 듯 태화강에 올인하는 것을 보면 환경의 실질적인 ‘내용’보다는 ‘홍보’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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