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불구 팔레스타인의 유엔 비회원국 옵서버 국가 지위 승격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팔레스타인이 옵서버국이 되면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도 가입할 수 있는 등 국제사회에서 독립국 지위를 일부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27일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29일 열리는 유엔 총회 투표에서 팔레스타인의 지위 인정과 관련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유럽국 중 팔레스타인 유엔 지위 격상에 찬성 입장을 밝힌 나라는 프랑스가 처음이다.
비회원국 옵서버는 안전보장이사회 표결 사안이 아닌 유엔 총회에서 다수결로 결정되는 것이라 팔레스타인 지위 승격을 반대하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현재는 바티칸이 비회원국 옵서버국인데, 이 경우 정식 가입국은 아니지만 사실상 국가로 인정받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가입할 수 있어, 이론상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전범 혐의로 ICC에 제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팔레스타인은 옵서버 단체(entity)로 유엔에 등록돼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유엔 옵서버국 추진 시도가 1993년 양측이 맺은 오슬로 협정을 거스르는 일방적 행동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국제사회에서가 아닌 이ㆍ팔 양자 협상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게 이스라엘의 주장이다. 이날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의 시도는 중대한 협정 위반"이라며 "이번 표결 이후 양측이 평화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의 반대에도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 팔레스타인의 옵서버국 승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고 프랑스마저 이에 동조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지위 승격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나머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은 아직 찬반 입장을 결정하지 않았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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