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채권단이 그리스에 437억유로(약 61조5,000억원)의 구제금융을 집행키로 합의했다. 그리스 정부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세계경제도 그리스 변수에서 한숨을 돌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은 27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과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내달 13일부터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가 긴축정책 등 구제금융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6월부터 구제금융 집행을 미뤄왔다. 그리스 정부는 11일 강력한 긴축조치를 담은 내년 예산을 승인했다.
그리스의 부채감축 목표도 완화했다. 채권단은 그리스가 202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120%에서 124%로 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12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IMF는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2022년까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실질적으로 110%까지 줄여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현재 그리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44%에 달한다.
그리스의 부채도 2020년까지 총 400억유로(약 56조3,000억원) 줄여주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에 대출 금리를 낮추고 만기도 15년 연장하기로 했다. ECB는 그리스 국채를 매입해 남긴 수익 중 110억유로를 그리스에 돌려줄 예정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번 결정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었다"며 "그리스뿐 아니라 유럽에 대한 신뢰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의 새날이 시작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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