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비용 국내브랜드 51%, 직수입브랜드 70%..가격 높게 잡아 놓고 할인판매로 유혹
영유아복 가격 중 절반 이상이 유통단계 이윤인 것으로 드러났다. ‘어른 옷보다 비싸다’는 부모들의 불만에 충분한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의뢰로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영유아복 62개 브랜드 5,392개 제품을 조사ㆍ발표한 ‘영유아복 브랜드 가격 조사 및 소비자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산 34개 브랜드의 영유아복 평균 가격은 7만1,254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백화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였으며, 백화점 내 판매사원 수수료까지 합치면 유통비용은 소비자가의 51%를 차지했다. 제조원가는 25%에 지나지 않았다.
직수입 브랜드의 가격거품은 더했다. 직수입 15개 브랜드의 평균 가격은 13만1,823원으로 국산의 2배에 가까웠는데, 이중 유통비용은 70%에 달했다. 수입과정에서 관세, 물류비 등의 비용에 한국지사, 백화점 등 중간 유통단계가 늘어난 것이 소비자가격을 부풀린 것이다.
해외업체 상표로 국내업체가 생산한 해외 라이선스 13개 브랜드의 평균가는 6만8,290원으로 국산과 직수입 브랜드에 비해 저렴했다. 하지만 해외업체에 대한 로열티가 상승할 경우 가격 인상 요소가 가장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유통비용이 커지면서 국내 영유아복은 선진국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4개국에서 모두 판매하는 티셔츠 4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100일 때 프랑스는 92.4, 미국은 90.6, 일본이 88.9였다.
소비자가격의 거품은 할인판매에서도 드러난다. 전체 62개 브랜드 중 58개(93.4%) 업체가 할인판매를 진행했고, 소비자가에서 30% 이상 할인하는 업체도 9.6%에 달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할인판매는 사업자들이 책정한 소비자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방증”이라며 “처음부터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가격조사와 함께 7세 미만 영유아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 40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2.7%는 ‘성인 옷에 비해 유아복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으며 92.6%는 ‘유명 브랜드는 가격이 비싸다’고 응답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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