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가 끈으로 서로의 허리를 묶은 채 숨진 시신이 한강에서 발견됐다.
26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서강대교 남단 한강변에서 강모(80)씨와 딸 박모(4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얇은 천과 검은 고무줄로 허리가 묶인 상태였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문대 졸업 후 취업을 하지 못해 종교생활에 심취하기도 했던 박씨는 4년 전부터 중증 우울증을 앓아왔다. 심할 경우 발작을 일으키기도 해 경찰이나 119신고를 하기도 했다. 어머니 강씨는 다른 자녀들이 십시일반으로 보태준 생활비로 딸 박씨를 돌보며 단둘이 살아 왔다.
경찰 관계자는 "허리를 서로 묵었다면 뛰어내리기 어렵기에 강변을 걸어 물 속으로 들어가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모녀가 서로를 꼬옥 끌어 안은 모습을 하고 있던 것으로 보아 어머니가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과 처지를 비관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